깁니다! 혹시나 읽기도 전에 어윽 길어하시면서 비추 하시진 말아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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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볼 수 없는, 화려한 조명과 즐거운 음악, 거대한 폭죽이 터지는 카라잔 탑.
드레노어의 사건을 진압한 카드가와 모험가들은 이후, 크로미의 도움을 받아
평행세계의 카라잔으로 발을 디디는데 성공한다.
카라잔 탑을 등진채,
모험가들에게 카라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몇십년 전 카라잔에선 해마다 큰 파티가 열리며 엘프도, 드레나이도, 용도, 멀록도, 악마도. 모두가 파티를 즐기며 함께하던 때가 있었지."
어린 나이에 대마법사 자리에 오르고 티리스팔의 수호자가 되어, 메디브의 어머니인 에이그윈님께서 그를 기념하여 파티를 여셨지.
하지만 이 파티는 그냥 파티가 아니였어. 숨겨진 의미가 있었지.
메디브님이 한창 마법을 익히던 시절.. 그분은 자신의 마력을 감당하지 못했고.
그걸로 인해 니엘라스님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셨다네.
그 일 이후, 크게 상심한 스승님을 위해, 에이그윈님은 엘프들과 용족들, 그리고 약간의 악마들(을 무력진압)에게 도움을 얻어 파티를 진행할 수 있게 해주었어.
그렇게 카라잔의 파티가 시작되었지."
카드가는 지팡이로 탑을 가리켰다. 탑에는 음악소리와 웃음, 즐거움이 끊이지 않았다.
지팡이를 다시 땅에 꽂은 뒤, 카드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처음 파티가 시작되었을때, 메디브님은 이 파티에 회의적이셨네.
당연한 일이지. 비록 사고였다고는 해도, 자신의 아버지를 그렇게 만들었으니..
하지만 파티는 매년 열리며 열기가 더해졌고, 메디브의 슬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니엘라스의 영혼도 그를 위로하며 말했지.
"아들아, 난 이미 널 용서했단다. 오히려, 너의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더 슬픈 일로 다가오는구나."
니엘라스의 말을 들으며 메디브님은 다시 의욕과 용기를 얻었지.
메디브님은 파티에 참여하시면서 점점 잃어버렸던 생기를 되찾으셨고 파티 때 종종 있던 작은 가십거리도
그분의 마법으로 해결하셨다네."
"내가 13세가 되던 때, 나는 스승님의 제자였기에 카라잔의 파티에 참석했다네.
파티는 나의 생일파티와는 차원이 달랐지. 탑 하나가 가득찼으니 말이네.
그때 메디브님은 또 말체자르를 상대하고 계셨지. 말체자르는 스승님을 납치하셨고
엉망진창이 되던 카라잔을 모로스님과 함께 해결한 적도 있고 말이야."
그때의 이야기를 설명하며 카드가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하지만 카드가가 차원문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부터 카드가의 작은 미소는 사라져버렸다.
"모로스님과 내가 차원문을 살펴볼 때였지.
모로스님은 일단 아무 차원문이나 건드려본다는 생각으로 녹색 차원문을 건드렸어.
그 순간.. 오크가 나타났지."
오크가 나타났다는 말과 함께 카드가는 마법으로 오크의 형상을 보여주었다.
카드가는 오크의 형상을 없앤 뒤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 그때는 몰랐지만 그건 오크였네. 그 오크는 그닥 강하지 않아서 그를 물리치고
이후 말체자르의 차원문을 찾아 그를 구출했지.
오크 차원문이 처음 열린 뒤 더 이상 파티는 열리지 않았네.
반즈와 메디바들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었지만.. 그것이 참사의 시작이였다네.
제 1차 대전쟁이 시작되기 6개월 전, 카라잔 탑은 완전히 닫혀버렸지.
전쟁이 일어나고 나와 스승님은 스톰윈드를 위해 전력으로 싸웠지.
하지만 어느 날부터 스승님은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로서님과 함께 메디브님을 제압하러 카라잔의 계단을 올라가면서 보고 말았어.
겨우 스승님을 만났을 때 스승님은 이미 미쳐버렸다네. 
카드가의 긴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
"자, 긴 이야기가 되었군. 이제 탑으로 들어가세나."
카드가와 일행은 카라잔으로 들어갔다. 탑 안은 카드가의 말처럼 화려했다.
시각을 만족시키는 화려한 장식들.
후각을 만족시키는 맛있는 음식 냄새.
청각을 만족시키는 흥겨운 음악 소리들.
얼마 안가 탑의 계단실이 나왔다. 아무래도 한참은 걸어야 된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혹시.. 계단 외의 방법은 없나..? 순간이동이라든가."
"지금은 투명화 마법 사용중이라.. 이해해주게."
"젠장."
그렇게 헉헉대며 카라잔 탑을 올라갔다. 다른 이들은 멀쩡했지만. 마법사라서 서글펐다.
최상층까지 도달하자 밑과는 조금 다른, 고요하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올라왔다.
다른 방들은 대부분 고서나 마법과 관련된 방들이였다.
방의 끝으로 들어가자 큰 문이 보였다.
"그때 기억이 맞다면.. 여기겠군. 이제 투명화 마법을 풀어볼까.."
카드가는 투명화 마법을 풀고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구두 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손님 여러분들, 죄송하지만 이곳은 메디브님 외에는 아무도 출입할 수 없습니다.
가급적이면 빨리 물러나주셨으면 합니다."
"우린 레인 린 국왕님의 명을 받고 메디브님을 직접 만나러 왔네."
"메디브님은 지금 파티장 안에 있으시다만.. 원하신다면 직접 부르도록 하죠."
모로스가 말을 마치고 무언가 꺼내들었다.
순간적으로 호출기라 생각해버린 나는 모로스에게 수면 마법을 걸었다.
모로스는 털썩 쓰러지고 쿨쿨 잠이 들었다. 떨어진 것은 예상대로 호출기였다.
"잘했네. 꽤 노련하군."
카드가는 마법으로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반짝반짝 거리는 차원문들이 여러개 보였다.
노란 것도, 붉은 것도, 파란 것도, 심지어 무지개색과 시공의 폭풍 색도.
하지만 우리가 주목한 것은 차원문 중에서도 가장 큰 녹색 차원문이였다.
"이건..어둠의 문인가?"
"그렇군. 자, 모두 준비하게나. 일격에 부숴야 하네."
그 말이 끝나자 모두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그 순간.
"그만두게!!"
큰 함성과 함께 강력한 침묵마법이 걸렸다.
나와 다른 모험가들은 물론이고, 카드가 역시 침묵했다.
'이렇게 강한 침묵마법이라니.. 설마 들킨건가?'
다행히 카드가는 침묵마법을 빠르게 풀어내고 지팡이를 안개를 향해 세우며 안개를 향해 소리쳤다.
"자네가 설령 메디브라고 해도! 우리의 임무를 방해할 순 없다! 나와서 정체를 밝혀라!!"
그 순간, 안개 속에서 누군가가 걸어왔다. 메디브였다.
하지만 시간 여행을 할때 보던 젊은 메디브가 아닌 우리가 흔히 책에서 보던 메디브였다.
우리 세계의 메디브였다.
난 수습생 시절부터 카드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카드가가 얼마나 놀랐는지는 그의 이마에서 길게 흘러내리는 땀 한방울이 대신 말해주었다.
"메...스승님.. 어떻게.."
카드가는 길게 흘러내린 땀을 닦으며 말했다.
"놀랄만도 하겠지. 분명 과거의 세계라고 생각했을텐데 말야."
"당신은.. 죽지 않았습니까..?"
"아무래도 내 운명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길었나보군.
그래서, 그 차원문을 파괴하려고 하는건가?"
"물론입니다. 이 차원문은.. 파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당신을 위해서라도. 아제로스를 위해서라도."
"그게 목적이였나? 그렇다면 그만두게나."
"그만두라뇨?! 이번만큼은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문은..파괴해야만 합니다!!"
카드가는 오른손에 마력을 모은 뒤 거대한 불덩이를 차원문을 향해 던졌다.
거대한 불덩이가 차원문에 닿으려는 순간 메디브는 주문을 외웠고,
순간적으로 세워진 얼음 벽으로 인해 불덩이는 사라졌고, 얼음벽은 불덩이를 받아낸 충격에 의해 깨져버렸다.
"대체 왜 저를 막으시는겁니까. 메디브. 다른 세계의 자신이..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운명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과거 속으로 사라진 이후 진정한 과거로 들어간 적이 있었지."
"그곳은.."
"그래. 이곳이네. 나는 내가 진짜 과거로 온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내가 저지른 과오를 막기 위해 카라잔으로 갔네. 그를 구출하고 말체자르를 무찌른 뒤
자네의 생각처럼 어둠의 문을 부숴버렸지."
메디브는 조용히 눈을 감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더 이상 오크의 침입이 없을거란 믿음을 가지고 그들을 보았네.
하지만.. 살게라스의 힘을 막지 못한 또 다른 나는 완전히 뒤틀려버렸고.
결국 나의 육신은 살게라스의 육신이 되었고, 지금도 그 세계에선 뒤틀린 내가 그 세상을 파괴하고 있겠지."
"그럴리가.."
메디브는 카드가가 뒤로 한 두 걸음 물러나는 것을 보며 계속 말했다.
"과거를 바꾸는 것은.. 큰 대가가 따르는 법일세.
이 세계의 드레노어는 운이 좋았지.. 하지만, 그 행운은 오래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네."
"그렇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안된다면, 자네는 또 다른 카라잔을 찾을 생각인가?
가능성이라는 희망만을 믿은 채 나처럼 또 다른 세계를 파멸시킬 생각이란건가!!"
메디브는 지팡이로 땅을 세게 쳤다. 신비한 충격파가 우리 모두를 강타했다.
나와 모험가들은 그가 미리 걸어둔 보호막으로 무사했지만, 카드가는 충격을 받으며 문에 부딪쳤다.
메디브는 그의 앞에 다가오며 또 한번 입을 열었다.
"드레노어는 우리 세계의 입김이 들었던 적이 있었기에 너희가 막은 것이다.
하지만 너가 이 세계에 더 관여하는 것은 이제 간섭에 불과할 뿐이야!
세계에는 그 세계만의 운명이 있다. 이세계인이 세계의 운명을 바꾸려고 해봤자,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넌 나의 제자이자, 다음 수호자이면서 그것조차 알지 못하는 것이냐!!"
카드가는 메디브의 말에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
전 마법의 충격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메디브의 말은 정확했다.
지금의 카드가는 그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행적을 되뇌일 뿐이였다.
그 순간, 외부에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로군. 카드가. 잊지 말게. 운명은.. 절대 누구의 편도 아닐세.
어느 세계의 나이든, 수호자인 이상 그 마음은 절대 약하지 않을걸세.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악마를 이겨낼테지. 그러면.. 또 보게나."
메디브는 주문을 외워 거대한 순간이동 차원문을 만들었다.
카드가와 우리는 순식간에 차원문으로 빨려들어가 원래 세계로 돌아왔다. 달라란이였다.
"카드가. 괜찮은겁니까?"
"아무래도.. 우리는 우리의 일에만 집중하면 될 거 같군."
"그렇겠죠. 일단 상처를 치료하는게 먼저일테니."
"내 이름은 메디브.. 수호자다.
하지만, 난 이곳을 지키는 자가 아니다. 이 세계에서는 이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가 있을 터.
나는 그를 믿고 있다. 설령 그가 실패하더라도.. 그는 수호자로써 자신의 의무를 다 할것이다."
따각따각하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모로스의 구두겠군.
"여기입니다!! 여기!! 어라..?"
모로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메디브는 순식간에 까마귀로 변해 탑을 나갔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원래 세계로 돌아갔다. 그는 카라잔으로 돌아왔다.
그는 탑을 만지며 조용히 생각했다.
"역시 그때 이후로 아무도 오지 않았군. 하지만, 누가 또 올지도.."
이런 탑의 파티를 누가 즐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 해볼까.."